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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268055?sid=104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소나 닭을 비좁은 축사 대신 방목하는 게 동물을 위해 더 건강하다고 하지만, 이런 사육 방식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동물에서 인간으로 확산할 위험이 더 크다는 의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목은 같은 양의 고기를 얻는데 훨씬 더 많은 부지를 사용하는데 목초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야생동물 서식지를 파괴해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하는 박쥐나 쥐가 인간과 접촉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의 해리엇 바틀릿을 비롯한 연구진이 22일(현지시간)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실은 논문의 이 같은 결론은 통념과 차이가 있다.
가축을 밀집된 공간에서 사육하는 이른바 '공장형' 방식은 동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데다 고기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종(種)만 길러 유전자가 다양하지 않아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렇게 밀집된 환경은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할 위험도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기존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축을 뒷마당 등에서 방목하는 사육 방식에서도 동물원성 감염병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뒷마당 방식'은 가공하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쓰고 야생동물과 가축 간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공장형 방식보다 생산성이 낮아 같은 양의 고기를 얻는데 더 많은 가축과 돌볼 인력, 부지가 필요하다.
인력이 많으면 그만큼 가축과 접촉이 빈번해져 감염될 확률도 올라간다.
또 가축 때문에 서식지에서 밀려난 야생동물이 인간과 더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아 감염병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일간 가디언에 "집약도가 낮은 사육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전환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고 교란할 것"이라며 "팬데믹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도 있는 야생동물을 방해하고 아생동물과 사람, 가축 간 접촉을 확대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04년 태국에서 확산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공장형'과 '뒷마당' 양계장이 모두 원인이었지만 어떤 유형이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쥐에서 돼지를 거쳐 인간을 감염시킨 1999년 니파바이러스는 박쥐 서식지 근처에서 돼지를 집중 사육한 게 원인으로 알려졌다.